정부,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배상 판결에 항소
국방부기. 2021.6.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정부가 베트남전 당시 우리 군의 민간인 학살로 가족을 잃었다는 베트남인에게 배상하란 법원 판단에 불복해 9일 항소했다.
국방부는 베트남인 응우옌 티탄(63)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에게 약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한 서울중앙지법의 지난달 7일 판결에 불복, 담당 재판부( 민사68단독)에 이날 오전 항소장을 냈다.
군 관계자는 "1심 법원 판결에 대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성이 있어 항소를 제기했다"며 "실체적 진실에 입각한 항소심 판결이 내려질 수 있도록 관련기관과 지속적 협의를 통해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의 이번 항소는 정부법무공단이 대리 수행한다. 항소장을 접수한 법원은 조만간 변론기일 등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응우옌은 베트남전 당시인 1968년 2월 우리 해병대 청룡부대원들이 베트남 꽝남성 퐁니 마을에서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 74명을 '학살'해 가족을 잃고 자신도 복부에 총상을 입었다며 2020년 4월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응우옌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과 오빠, 당시 마을 주민들의 증언, 미군의 감찰보고서, 남베트남 군인들이 작성한 보고서, 그리고 당시 참전했던 우리 군인들의 진술로 '민간인 학살'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피해자·목격자의 진술만으론 당시 사건 가해자가 우리 군임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또 1965년 우리나라와 베트남 간에 체결한 군사실무약정에 따라 베트남인은 우리 군인에 의한 피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한국 군인들이 작전 수행 중 응우옌 집으로 가 수류탄과 총으로 위협하면서 가족을 밖으로 나오게 해 차례대로 총격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응우옌씨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우리 법원이 베트남전 당시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이런 가운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당시 "국방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우리) 장병들에 의해 (베트남인이) 학살된 건 전혀 없다"며 "이번 판결에 대해 국방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이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베트남전) 당시 상황을 보면 굉장히 복잡했고 한국군 복장이라고 해도 (실제론 한국군이) 아닌 경우도 많았다"며 "당시 주월미군사령관도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없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안다"고도 말했다.
(서울=뉴스1) 박응진 황두현 기자 ⓒ 뉴스1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