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왜 나눠펴"…10대 여성, 뇌수막염 걸렸다가 '혼쭐'
"전자담배 왜 나눠펴"…10대 여성, 뇌수막염 걸렸다가 '혼쭐'
영국의 한 10대 여성이 친구들과 전자담배를 같이 썼다가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에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각) 더 선, 더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시안 앨더튼(18)은 지난달 친구들과 함께 클럽을 찾았다가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에 걸렸다. 앨더튼은 "당시 술은 3~4잔 정도 마셨고 친구 3명과 전자담배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구들과 담배 하나로 같이 피우는 건 흔한 일"이라며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별생각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앨더튼은 구토를 하는 등 이상 반응을 보였다. 온몸에 발진도 생겼다. 그는 "온몸이 빨갛게 변했다"며 "마치 벌레에 물린 것처럼 증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곧바로 병원에 방문한 앨더튼은 검사 후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을 진단받았다. 의료진은 약물을 사용해 앨더튼을 의도적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한 뒤 치료를 시작했다.
엄마 케리 듀런트(36세)는 "병원에 ??도착한 후 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다"면서 "딸은 의도적으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의료진은 딸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작별 인사를 해야 했다. 딸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고 했다. 다행히 4일 후 앨더튼은 깨어났고 14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앨더튼에게 "박테리아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는 알아낼 수 없다"면서도 "키스 또는 음료 공유 등에서 나오는 타액을 통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배를 친구들과 공유했다면 그게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뇌수막염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때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세균인 경우 박테리아성 뇌수막염이라고 한다.
원인균으로는 대장균, 리스테리아균, Group B 사슬알균(streptococcus),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수막알균 등이 있다. 여러 원인균이 코나 입을 통해 상피세포에 들어와 혈류를 타고 혈관 안에 생존한 뒤 혈관 내 장벽을 통과해 뇌척수액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앨더튼처럼 담배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 여러 세균이 증식하고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서지영 인턴기자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