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뜬 서퍼 '검지척'…"역대급 사진 나왔다" 찬사
물 위에 뜬 서퍼 '검지척'…"역대급 사진 나왔다" 찬사 [파리올림픽] © 제공: 아시아경제
2024 파리올림픽 최고의 사진으로 꼽힐 만큼 놀라운 사진이 순간 포착돼 화제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2024 파리 올림픽의 사진은 이것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사진은 전날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섬 타히티 테아후푸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서핑 예선 3라운드 경기에 출전한 브라질의 서핑 선수 가브리엘 메디나(30)를 찍은 것이다.
월드서핑리그에서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 선수인 메디나는 이번 경기에서 고난도 기술에 성공했고, 10점 만점에 9.90점을 받았다. 단일 파도타기 점수 중 최고점 기록이다. 메디나는 바다 위에서 점수를 확인한 후 검지 손가락을 치켜세운 후 파도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을 프랑스의 AFP통신 기자 제롬 브루예(39)가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 속 메디나와 그의 발목에 연결된 서프보드가 해수면에 수평으로 떠 있어 마치 남태평양에서 메디나가 공중 부양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사진은 평온한 장면이라기보다는 메디나가 공중에서 1위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림픽의 경쟁 정신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10년 동안 서핑과 스포츠 사진을 촬영해 온 브루예는 과거에도 메디나의 사진을 찍은 경험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는 WP에 "저와 보트에 있던 사진작가들은 메디나가 세리머니를 할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그때 카메라 버튼을 눌렀다"고 했다. 온라인 통해 공개한 사진은 순식간에 화제를 모았다. 브루예는 "휴대전화를 꺼냈는데 인스타그램 알림이 너무 많았다"며 "이례적으로 많은 이들이 저를 팔로우했다. 입소문이 난 게 놀라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 사진이 이렇게 큰 호응을 얻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 사진을 보고 포토샵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가브리엘과 보드는 그들을 잇는 줄과 함께 그저 정렬되어 있다고 했다. 메디나는 브루예가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하루 만에 570만명의 ''좋아요'를 받았다.
메디나는 이날 예선전 3라운드에서 총점 17.40점으로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이가라시 가노아 선수를 누르고 준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올림픽 선수 소개 페이지를 보면, 메디나는 세계 서핑의 흐름을 바꾸는 선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252만명을 보유한 그는 ‘새로운 세대 서핑의 최고 스타다. 신기록을 세운 메디나는 로이터 통신에 "올림픽에서 이런 파도를 만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오늘은 확실히 좋은 날이었다"고 했다. 앞서 남자 서핑 준준결승전은 당초 파리 시간으로 이날 저녁 7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에 따라 현재 일정이 잠정 연기된 상태다.
방제일 기자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