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年14%’ 베트남 아파트시장, 투기세력 줄이탈…급매에도 거래없어
4~5개월 사이 금리 6.5→14% ‘쑥’, 민간銀 못지 않은 국영상업은행 금리…시장 전반 부담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서 금융권 대출을 일으켜 시세 차익을 노리던 이른바 ‘단타’ 투기 세력들이 급등한 금리 부담에 대거 시장을 떠나고 있다.
쩐 쑤언 르엉(Tran Xuan Luong) 베트남부동산시장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23일 ‘금리 및 부동산 투자 기회’를 주제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가파른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과 투자자 구성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은 심리적 요인과 통화 정책에 극도로 민감한 영역으로, 지난 30년의 역사를 볼 때 고금리 시기에는 시장이 정체되고 저금리 시기에 회복되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특히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 기류 속에서 과도한 대출을 끼고 단기 차익을 노렸던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고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장기 보유자 또는 현금 흐름이 풍부하거나, 대출 의존도가 낮은 보유자는 금리 변동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부동산중개인협회(VARs)의 응웬 반 딘(Nguyen Van Dinh) 회장 역시 “대출금리 인상은 구매자뿐만 아니라 투자자와 개발업자 등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은행 차입을 통해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던 일부 주거 사업에서는 시세 대비 최대 5억 동(약 1.9억 달러)까지 매매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타나고 있지만, 구매자들이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실거래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베트남 은행권의 금리 인상 폭은 위협적인 수준이다. 불과 4~5개월 전만 해도 연 6.5% 수준(2년간 고정금리)이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연 13~14%까지 치솟은 상태다. 특히 저금리의 대명사로 여겨져 온 국영상업은행들 마저 민간은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아지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 은행은 고정금리 기간을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단축하며 대출자들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자 은행과 시행사(개발사)들은 구매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 응웬 칸 푹(Nguyen Khanh Phuc) TP은행 개인금융본부 부본부장은 “많은 시행사들이 기존 1~2년에 불과했던 이자 지원 프로그램을 3~5년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은행 대출기간도 30~35년, 최장 40년까지 연장됐고, 상환 유예 기간 역시 36~60개월로 늘어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조치들은 아직 소득이 안정되지 않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초기 단계의 부채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금리가 빠르게 안정되더라도 막대한 개발비 부담으로 치솟은 신규 분양가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르엉 부소장은 “금융 비용 부담을 줄더라도 자산 가격은 상승할 수 있어 금리 인하 시점을 기다리다 매수 최적기를 놓칠 수 있다”며 “현재 금리 조정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인 추세로 보기는 어렵다. 투자자들은 의사 결정 전 중장기 전략과 차입 수준, 금리 변동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 전문가인 응웬 꽝 후이(Nguyen Quang Huy) 씨 역시 “향후 금리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중앙은행의 유연한 정책 조율이 필요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