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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냐”… 코로나 팬데믹 3년, 올해는 종식할까 [세계는 지금]

운영팀장 0 834 2022.01.16 06:14

모범국 바뀌고 집단면역 요원

코로나, 2020년 여름까지 전세계로 확산
한달새 中→북미→유럽… 2월 6대륙 접수
英·남아공에서 알파·베타 변이 바이러스
인도선 델타… 올림픽 앞둔 日 최악 빠져
2021년 8월 주춤… 오미크론 변이로 다시 폭증

스웨덴의 집단면역 실험은 참담한 실패
WHO 총장 “ 백신 접종률 70%땐 올 종식”
현재 세계 접종률 50%… 아프리카 아직 10%
이스라엘 성급한 집단면역 축포… 다시 확산
“믿을 수 있는 건 조심성과 겸손한 파이뿐”

 


지난 4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한 간호사가 코로나19 예방접종 주사를 투여하고 있다. 


2020년 1월13일은 코로나19 연표에서 중요한 날이다. 바이러스가 중국 본토를 벗어나 처음으로 태국에서도 공식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음날 언론 브리핑에서 “주로 가족을 통한 제한적인 전파가 있을 수 있다”며 “이 병원체는 사스나 메르스와 유사점이 많고, 두 질병을 경험한 회원국들은 잘 준비돼 있다.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냈다. 바람과 달리 코로나19는 감염병의 최고 등급인 팬데믹이 되었고, 2년을 꽉 채우고 3년째에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중이다.

지난 2년을 복기해보면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산 방역 모범국이 있었는가 하면, 그 모범국에서 갑자기 확진자가 쏟아져나오기도 했다. 반대로 바이러스 온상에서 안심 국가가 된 경우도 있다. 성큼 다가올 듯한 ‘집단면역’은 요원하기만 하다. 2020년 말 백신 접종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코로나19와 전쟁이 머잖아 끝날 듯 보였지만, 공교롭게도 지금은 백신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에서 오히려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모범국은 유행처럼 바뀌고, 전망은 어긋났다.

지난해 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올해(2022년) 팬데믹을 끝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낙관론의 불을 지폈다. 올해는 코로나 연표의 마지막 줄을 쓸 수 있을까.

◆영원한 민폐국도, 모범국도 없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를 그려보면, 2년이란 기간을 대략 5개로 구분할 수 있다.



2020년 여름까지는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시기다. 중국에서 태국과 한국 등 주변국으로 번진 바이러스는 한 달 새 북미와 유럽, 호주까지 넘어갔고, 2월 말에는 6대륙을 모두 접수한다.

그해 말이 가까워지면서 확진자 그래프의 경사가 눈에 띄게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다.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각각 알파와 베타로 나중에 명명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이다. 하루에 5만명 넘는 확진자와 10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와 최고 수준의 봉쇄 조치를 단행했지만 희망은 있었다. 영국 정부는 “백신 접종으로 머잖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대대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 내년(2021년) 봄에는 팬데믹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런 전망은 맞아떨어지는 듯싶었다.

이번엔 인도에서 발견된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인도의 상황이 가라앉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올림픽을 앞둔 일본이 최악의 상황에 빠진다.


지난해 8월 말부턴 전 세계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선다. 그것도 잠시, 오미크론 변이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다시 환자가 폭증한다. 전에 없던 증가세다.

시기별 진앙은 중국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인도로, 인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다시 유럽으로 계속 옮겨갔다. 바이러스가 발원한 중국은 강력한 봉쇄를 이어가 L자 모양의 그래프를 보인다. 초기 확산세가 잡힌 뒤론 알파, 베타, 델타, 오미크론 변이가 휩쓰는 와중에도 세 자릿수 이하로 환자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중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연장, 자국 백신에 대한 불신 등이 겹쳐 ‘제로 코로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다”며 “지구 상에서 봉쇄 조치(거리두기)를 푸는 마지막 국가는 중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호주의 확진자 그래프는 중국과 반대다. 2년 가까이 방역 모범국으로 불린 호주의 방역망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에 무너졌다. 호주의 누적 확진자는 61만여명인데 그중 절반 이상이 최근 2주 새 발생했다. 위드 코로나로 방향을 전환한 시기에 하필 오미크론이 유입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 이스라엘은 일찍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백신을 완강히 거부하는 사람도 많고 봉쇄를 풀었다 조였다를 반복하면서 주기적으로 대유행을 겪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에콰도르 키토의 한 종합병원에 마련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소 앞에서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 키토


◆오미크론으로 ‘위드 코로나’ 가능할까

오미크론으로 전체 확진자수가 연일 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올해는 팬데믹을 끝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급증하는 확진자 수와 달리 사망자는 줄고 있다는 것, 코로나19 경구 치료제 도입이 임박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신호다.

문제는 전문가의 전망이 늘 맞기만 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집단 면역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바이러스가 무섭게 번지자 인구의 상당 비율이 바이러스에 걸리면 집단면역이 생겨 이 질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어느 나라도 시도할 생각을 못하다가 2020년 5월 스웨덴이 최소한의 방역만 유지한 채 집단면역 실험에 나섰다. 결과는 실패였다.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은 그해 말 연례 TV 대국민 인터뷰에서 자국의 집단면역이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많은 사망자가 나왔고, 이는 끔찍한 일이다. 스웨덴인들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갑작스럽게 작별하는 가족들에게 따뜻한 작별 인사도 건네지 못한다는 건 괴로운 경험”이라며 괴로운 심정을 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제네바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올해를 팬데믹 마지막 해로 예상하며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세계 백신 접종률 70% 달성’이란 조건이다. 1월 현재 전세계 백신 접종률은 50% 정도다. 지역별로 격차가 크다. 유럽연합은 70%, 아시아는 60%이지만, 아프리카는 아직도 10% 정도다.

집단면역이 가능하려면 세계 평균 접종률이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각국에선 ‘우리만의 집단면역’을 믿는다.

미국 내 하루 신규 확진자가 간만에 1만∼2만명 선으로 내려온 지난해 6월 언론에선 “미국이 어쩌면 집단면역을 달성했을지도 모른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싣기도 했다. 불과 한 달도 안 돼 다시 10만명으로 늘어났다. 한바탕 대유행이 지나고 난 10월에는 ‘저번이 코로나19의 마지막 파도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미국에선 신규 확진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에서 바이러스는 끝났다. 백신을 통해 집단면역에 도달했다’며 축포를 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환자가 사상 최대로 쏟아지고 있다. 세계 첫 백신 접종, 세계 첫 접종률 60% 달성, 세계 첫 4차 접종까지 시작했지만, 백신이 아니라 감염으로 집단면역을 이룰 것이란 슬픈 전망도 나온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소에서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있다. 


WHO도 2020년 6월 ‘무증상자는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했다가 바로 다음날 ‘아직 답을 모른다’고 번복하기도 했다.

최악을 예상했다가 무사히 고비를 넘긴 경우도 있다. 2020년 4월 미 뉴욕주는 “병상 4만 개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 사용된 건 5000개에 채 못 미쳤다.

포브스지는 이런 상황을 요약해 “코로나19 예측과 권고는 엉망이었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건 조심하는 마음과 겸손한 파이 한 조각뿐”이라고 전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마지막 해가 될 수 있을까. 지금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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