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물류난’ 베트남, 4월 제조업 PMI 기준치 ‘턱걸이’…2개월 연속 하락
S&P 베트남 제조업 PMI 보고서, 4월 50.5 전월比 -0.7p…비용 15년 만에 최고치 증가
상승한 비용에 8개월 만에 신규주문 감소…고용∙구매 모두 줄어
베트남 제조업의 회복세가 비용 증가와 중동발 물류 대란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가까스로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구매를 축소하는 등 업계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이하 S&P)가 이달 초 내놓은 ‘2026년 4월 베트남 제조업 PMI 보고서’에 따르면, 4월 PMI는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50.5로 기준치를 간신히 웃돌며 10개월 연속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PMI는 각 기업 구매담당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업계 동향 지표로 50 미만은 경기 위축, 50이상은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지수는 △신규 주문(30%) △생산(25%) △고용(20%) △공급업체 납품시간(15%) △구매 재고(10%) 등의 5개 지표에 가중 평균한 값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PMI 하락의 원인으로는 단연 중동 사태로 인한 연료와 석유, 운송비 상승에 따른 투입비의 급격한 상승이 꼽혔다. 설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4월 투입비가 상승했다고 답했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급격한 수준의 판가 인상을 단행했고 밝혔다. 이로 인해 4월 투입비와 판매 단가는 2011년 4월 이후 1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
상승한 판매 단가에 신규 주문이 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수출 신규 주문은 운송비 부담 탓에 2개월 연속 줄어들며 대외 환경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신규 주문이 줄어들자 기업들은 고용과 구매, 재고를 줄였고, 생산량은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4월 제조업 PMI를 떠받쳤지만, 속도는 작년 6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느린 수준으로 둔화됐다.
신규 주문이 끊기자 기업들은 즉각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다. 일감이 줄어든 기업들은 인력 감축과 근무 시간 단축에 나섰고, 이로 인해 고용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주 잔고 역시 5개월 내 4번째로 감소했는데, 속도는 작년 9월 이후 가장 가팔랐다.
기업들은 원자재 구매 활동을 줄이고 완제품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다만, 향후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우려해 일부 원자재를 미리 사두는 선제적 구매 움직임이 있어 구매 활동 감소폭은 완만했다. 그러나 구매 재고 및 완제품 재고 감소율은 모두 증가했다.
비용과 운송 능력 문제, 원자재 부족 등으로 인해 공급업체 납품시간은 지속적으로 지연됐고, 공급업체 실적은 4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동 분쟁 영향에 대한 우려로 기업 심리도 작년 9월 이후 최저치까지 위축됐다. 다만, 많은 기업이 내년에는 시장 환경이 안정되고 주문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로 생산량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희망적인 대목이다.
보고서는 “생산량은 증가했으나, 물가 상승이 기업의 신규 주문 수주 능력을 제한하면서 신규 주문이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특히 운송비 상승의 영향이 큰 수출 신규 주문이 2달 연속 크게 감소하며 이러한 영향이 두드려졌다”고 평가했다.
앤드류 하커(Andrew Harker) S&P 글로벌 경제 이사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공급망 차질이 베트남 제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신규 주문이 침체 국면으로 진입한 만큼, 가격과 공급 환경이 조속히 개선되지 않는다면 향후 몇 달 내 생산량 자체가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