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 외식물가 '고공행진'...“기름값 내렸는데 밥값은 역주행”
지역 유명 국숫집들 3,000~5,000동씩 잇달아 인상…쌀국수 한 그릇 7만 동 시대
전문가 “연료비는 일부일 뿐, 조리용 가스·임대료·인건비 등 고정비 압박 여전”
베트남 호치민시의 외식 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약세로 돌아선 국제 유가로 휘발유와 경유값이 잇따라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식자재와 인건비는 연료비 하락분을 상쇄할 만큼 더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이후 빠르게 치솟던 국제 유가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가능성이 점쳐지며 안정세를 찾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베트남 내 석유제품 소매가 역시 빠르게 약세로 돌아서 3월 말 고점 대비 25~30% 내려온 상태다.
석유제품 가격은 이달 들어 추세적 하락을 보이며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서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외식 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식 업계에 따르면, 호치민시의 한 반미 가게는 4월부터 반미의 개당 가격을 3,000~4000동(11~15센트), 커피 가격을 3,000~5000동 인상했으며, 여러 국숫집들 역시 1그릇당 가격을 일괄 3,000~5,000동(11~19센트)씩 올린 상태다. 레반토길(Le Van Tho)에 위치한 한 유명 국숫집은 지난해 말 5,000동 인상에 이어 또다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쌀국수(특) 한그릇이 7만 동(2.7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주들은 “최근 음식값 인상은 그동안 누적된 가격 상승 요인을 반영한 것”이라며 기름값이 조금 내렸다고 해서 음식값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고기와 양념류 등 주요 식자재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보다 5~7% 오른 상태다. 최근 가스 가격이 다소 하락하긴 했으나, 중동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40%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인건비와 공과금, 포장용기까지 안 오른게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호치민시식품협회(FFA)의 리 낌 찌(Ly Kim Chi) 회장은 “연료비 하락이 식품 기업들에게 숨통을 틔워준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에 불과해 음식값을 낮추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수산물 원재료와 수입 포장재 가격 변동폭이 훨씬 크고, 금융 비용과 낮은 소비 심리까지 겹쳐 가격 인하 여력이 부족하다”며 “유가 하락은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막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외식 물가 하락은 근본적으로 원자료 가격 하락과 시장 구매력 증대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 앞으로 외식 물가는 추가적인 인상보다는 현 수준 유지를 통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외식 업계는 가격 인상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 업주는 “가격을 한 번 올리면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신뢰 때문에 다시 내리기가 매우 어렵다”며 “기름값의 추가적인 하락으로 상쇄된 비용은 줄어든 마진을 메우는 데 우선적으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베트남 F&B 솔루션 업체 아이포스(iPOS)와 네슬레프로페셔널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5년 베트남 외식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 업계는 원재료 및 유가 외 인건비·임대료·구매력·전자세금계산서 도입 및 세무 관리 강화 등 행정 비용 증가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