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고속철 예선전' 타당성조사(TV02) 발주 목전..."유럽으로 기운 추,한국 어찌 가져오나" ?

베트남 '고속철 예선전' 타당성조사(TV02) 발주 목전..."유럽으로 기운 추,한국 어찌 가져오나" ?

베트남조아 0 41

cb03edaf8c089346532a5bf137d743a5_1781968788_5031.png
 


베트남 북남고속철도 사업이 본격적인 입찰 국면에 진입하면서 한국과 유럽 간 수주 경쟁도 사실상 막이 올랐다. 총사업비만 약 670억달러(약 100조원)에 달하는 이번 사업은 잘 알려진대로 '베트남 건국 이후 최대 사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달 발주가 임박한 타당성조사 보고서(이하 TV02) 단순한 연구용역이 아니라 향후 북남고속철도 전체 사업의 기술 기준과 설계 방향, 건설 패키지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베트남 건설부는 최근 사업 시행기관인 탕롱 사업관리위원회에 TV02 발주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TV02에는 경제성 분석과 노선 계획, 지형·지질 조사, 환경·문화유산 영향 평가, 기본기술설계(FEED), 후속 입찰문서 작성까지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TV02를 두고 사실상 "100조원 사업의 예선전"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확보한 주도권이 향후 차량, 신호, 운영·유지보수(O&M), 기술 표준 선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지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현재 한국 고속철도보다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고속철도'에 수주 무게추가 쏠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국 정부는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현재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현대로템 등이 참여하는 팀 코리아 체제를 가동하며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타당성조사 보고서(TV02)..."사실상 100조원 수주 예선전"


철도업계가 TV02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TV02는 북남고속철도를 어떤 노선으로 건설할지, 어떤 기술을 적용할지, 어떤 공법을 사용할지, 어떤 차량 규격과 신호 체계를 적용할지를 결정하는 사업이다.


쉽게 말해 향후 "수십 년간 베트남 철도산업의 설계도"를 그리는 작업이다.


국제 철도사업에서는 초기 타당성조사와 기본설계에 참여한 기업이 후속 사업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설계 단계에서 설정된 기술 기준과 운영 표준이 이후 건설과 차량 발주, 유지보수 체계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 역시 TV02를 단순 컨설팅이 아니라 국가 전략사업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베트남 건설부는 최근 국제 로드쇼를 통해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력과 기술이전 능력, 현지 산업 육성 방안을 주요 평가 요소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교통 분야에 정통한 응우옌 쑤언 투이(Nguyen Xuan Thuy) 전 교통운송부 자문위원은 "TV02는 사실상 본사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단계"라며 "누가 설계 기준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이후 사업 참여 가능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베트남 정부는 단순 시공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철도산업 발전 전략을 함께 설계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이 유럽 고속철도 선호 이유는 "철도 자체보다 엔지니어링과 기술 이전"


현재 업계에서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계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단순히 고속철도 기술 때문만은 아니다.


베트남이 주목하는 것은 열차나 선로보다 국가 철도체계 전체를 설계하고 구축한 경험이다.


프랑스는 고속철도(TGV)를 개발한 국가일 뿐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유럽과 북아프리카, 중동 등 다양한 국가에서 철도망 설계와 운영 체계 구축 경험을 축적해 왔다.


cb03edaf8c089346532a5bf137d743a5_1781968896_4785.png




베트남 정부는 북남고속철도를 단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미래 산업화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따라서 차량 공급 능력보다 철도 제도 설계와 기술 표준 수립, 운영 체계 구축 경험을 더욱 중요하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베트남 철도 분야 전문가인 레 도안 홉(Le Doan Hop)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베트남은 철도 한 노선을 건설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가 철도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이라며 "유럽 기업들은 철도망 설계와 엔지니어링, 기술 표준 구축 경험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건설부 내부에서도 단순 시공보다 철도산업 생태계 구축 능력을 중요하게 보는 시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베트남 정부가 해외 사업자들에게 요구하는 핵심 조건 역시 ▲기술이전 ▲현지 기업 참여 ▲전문인력 양성 ▲철도산업 육성 방안이다.


결국 현재 수주전은 누가 더 빠른 열차를 갖고 있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누가 베트남 철도산업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로템을 필두로 한 우리 팀 코리아..."유럽 뛰어넘는 기술 이전"이 수주 관건


한국의 승부수 역시 여기에 맞춰져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 차량 기술만으로는 유럽계 컨소시엄을 상대로 승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신 한국이 보유한 철도 건설과 운영, 차량 제작, 신호 시스템 구축, 유지보수 경험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전략이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은 고속철도를 직접 건설하고 운영하면서 관련 산업을 육성한 경험을 갖고 있다.


베트남이 요구하는 기술이전과 인력 양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한국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홍지선 국토교통부 제2차관이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고속철도 운영 경험 공유와 철도 전문인력 양성 협력"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트남 경제정책 전문가 응우옌 득 탄(Nguyen Duc Thanh) 전 베트남 경제정책연구소(VEPR) 소장은 "베트남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사업 종료 이후 무엇이 남느냐는 점"이라며 "기술이전과 현지 인력 양성, 부품 국산화 계획이 향후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실제로 외국 기술을 도입한 뒤 이를 자국 산업으로 발전시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북남고속철도 수주전의 핵심은 단순히 누가 철도를 건설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TV02를 통해 누가 베트남 철도산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느냐, 그리고 누가 기술이전과 산업 육성이라는 베트남의 전략적 목표를 가장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100조원 사업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계 엔지니어링 진영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현대로템을 중심으로 한 팀 코리아가 '기술이전 패키지'를 얼마나 구체화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0 Comments
포토 제목
베트남조아 최신글